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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독서일기

독서일기#2 행복의 기원

by sangahc 2021. 1. 12.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의례적으로 모두가 자아, 삶, 행복, 사랑 등과 같은 원초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런 것들에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것인지 요즘 삶과 행복에 대한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그것에 대한 답으로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행복의 기원’을 읽기 전에는 나 또한, 별다른 고민 없이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은 풍요로운 삶, 걱정 없는 완벽한 하루처럼 도달하기 어렵고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하고, 삶의 목표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해야할 순간에도 이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행복은 가치나 이상 혹은 도덕적 지침이 아니다. 행복은 단순히 일상에서 얻는 긍정적인 정서 경험일 뿐이다.' 생각해보면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갖고 싶었던 물건을 고민없이 살 수 있을 때, 처음 해보는 경험으로부터 얻는 기쁨,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정 등 사소하고, 다양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을 더 잘 느끼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내가 언제 행복함을 느끼는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 자신을 잘 알아야 행복함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이렇게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정작 행복이 담겨있는 곳은 being이다.' 요즘 내가 삶에 대해 고민하고,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것도 고등학생 때는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생 때는 직장을 얻기 위해 암묵적으로 사회가 정해준 목표가 있었는데 어느정도 이것들을 이루고나니 무엇이 되기 위한 다음 becoming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했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런 것들로 얻은 행복은 곧 생존을 위해 초기화된다고 한다.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다음 'becoming'에 집중해 목표있는 삶을 살아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저자는 그런 삶을 누린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행복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인 삶과 행복은 별개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긍정적 경험을 자주 누리기위해서는 어느정도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becoming'과 'being'을 적절히 섞어 살아야겠지만, 행복의 속성을 잘 알고, 'becoming'의 삶을 사는 것과 이를 모르고 사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상당 부분 '타고난 기질'이다. 행복과 사회적 관계의 연관성은 매우 높기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이 좀 더 행복을 잘 느끼기에 유리하다. 내향적인 사람들조차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 다만 싫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 외향적인 사람들만큼 타인과 어울리지않는 것 뿐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스트레스를 더 예민하게,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경험한다. 나는 내가 외향적인 면, 내향적인 면을 반반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즐거우면서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극도로 외향적인 사람, 극도록 내향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겪는 정상적인 감정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타고난 기질이 행복을 방해한다니 너무 잔인하다. 자신이 지닌 기질의 강점을 잘 이용하여 이를 행복을 느끼는 데 사용하는 방법을 잘 생각해봐야겠다.

 

행복을 위해서는 '과도한 타인 의식'을 경계해야한다. 과도한 타인 의식의 문제점은 사람과의 관계를 행복하지 않게 만든다. 결국 행복은 사람과 관계되어있다. 다른 사람을 행복에 필요한 한정 자원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로 생각하다 보면, 불신과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누구 떡이 더 큰지 항상 비교하게 되고, 방심하면 남에게 당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갖게 된다. 자신의 선택을 타인에게 정당화하려는 욕구, 남의 칭송과 칭찬을 받으며 사는 사람보다 일상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남보다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한국 사회 특성상 과도한 타인 의식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을 과하게 신경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과 많이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을 잘 아는 것, 높은 자존감이 행복한 삶에 더욱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나중에 자녀가 생긴다면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시간날 때마다 내가 언제 행복한 지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하나 작성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의 기원'을 읽으면서 모든 내용을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내가 하는 막연한 고민들에 대해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becoming'보다 'being'에 집중하기 위해 나에 대해 더 집중할 것,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 수이다, 항상 과도한 타인 의식을 경계하고 나를 잃지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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